Ⅰ.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

1. 정치범수용소 정의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정치적 사건과 관련된 관계자와 그의 가족을 공식적 재판절차 없이 수용하여 가혹하게 처벌하는 특별 구금시설이다. 북한 법률과 행형체계에서 정치범수용소의 명칭과 설립, 운영근거를 명시하고 있는 관련 규정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범이 수용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북한당국이 규정하는 정치범의 정의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북한의 정치범은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의 체포 및 수용사유(죄명), 조사기관, 구금기간 및 구금장소 등을 고려하여 정의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정치범은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조사와 수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처벌수준의 결정과 수용시설 관리도 국가안전보위부에서 담당한다. 국가안전보위부는 북한 형사소송법에서 안전보위기관으로 지칭되며,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사건의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안전보위부 담당분야 및 관할 사건은 정치적 사건으로 간주되고, 그와 관계되는 피의자와 가족은 정치범으로 취급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정치범은 일반적인 양심수와는 차이가 있으며, 북한 당국이 정치범과 그 외 대상자를 구분하는 자체의 기준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관리 주체는 국가안전보위부이나, 인민보안부에서 운영하는 비슷한 형태의 수용소가 존재한다. 인민보안부는 북한 형사소송법에서 인민보안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범죄사건을 담당한다. 인민보안부에서 관리하는 수용소는 18호 북창 수용소와 23호 덕성수용소, 17호 덕성수용소가 있으며, 이들은 처벌사유와 통제수준에 있어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명칭은 다양한데, 한국에서는 주로 ‘정치범수용소’로 명명되고 있으나, 북한내부에서는 ‘관리소’와 ‘완전통제구역’, ‘닫힌 구역’ 등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정치범수용소 내부에서는 군부대 형식의 ‘0000부대’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북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

 

정치범수용소는 북한 ‘공포정치의 핵심’이다. 북한주민들은 국가안전보위부에 의해 정치범으로 체포되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될 경우,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연루되어 처벌받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북한 정치범수용소는 그 존재만으로 주민들에게 극도의 두려움을 주기 때문에, 북한당국은 이러한 공포심을 활용하여 주민들의 생활과 사상을 철저히 통제하고 폐쇄적인 북한체제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